2024. 7. 19. 20:17ㆍ잡동사니
나는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지금 내가 인식하고 있는 나는 참나의 탈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그 생각은 마치 갑작스러운 바람처럼 내 머릿속을 휘저었다. 나는 그 생각을 따라가 보았다.
조용한 방 안에서 나는 눈을 감았다. 생각을 멈추었다. 그리고 호흡을 시작했다. 더 깊게, 더 천천히. 숨결이 길게 내려가면서 내 몸 속을 채우는 느낌이었다. 얼마나 호흡이 깊어졌을까? 몸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이나 촉감은 점차 사라져 갔다. 마치 나의 몸이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계속해서 눈을 감고 있었지만, 내 시야는 어두웠다. 그러나 낮이었기에 그 어둠은 마치 밝은 상태의 어둠처럼 느껴졌다. 나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지금 보이는 것이 나인가? 아니면 그것을 보고 있는 주체가 나인가? 나는 과연 무엇일까? 오온이 공하다는 가르침 속에서 시각적으로 인지하는 것이 참나일 수 있는 것일까?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진리를 어떻게 체득할 수 있을까? 나는 그 답을 찾기 위해 더 깊이 들어갔다. 하지만 점차 뇌의 작용이 멈춰갔다. 그저 어둠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리고 어둠 속에 한 줄기 의식만이 남아 있었다. 이것이 참나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는 단초일까?
수준이 부족한 나로서는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 작은 경험이 내게 어떤 길을 제시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눈을 떴다. 어둠은 사라지고, 방 안의 밝은 빛이 나를 맞이했다. 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았다.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이제 나는 달리기를 그만두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참나를 찾고자 하는 열망이 자리잡고 있었다. 언젠가 다시 이 길을 걸어가리라 다짐하며, 나는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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